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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엔탈 프린세스

Oriental Princess Nail Shop위치 서울 서대문구 | 면적 28㎡ | 2006 | 용도 네일샵

네일샵은 대개 앉자마자 손부터 내미는 곳입니다. 기다리는 자리도, 시선을 둘 곳도 따로 준비되어 있지 않습니다.

[거리]
: 손을 맡기기 전에 한 번 멈추게 하는 것
그 멈춤 사이에 다른 장소가 들어오는 것

이화여대 앞 상권에 자리한 오리엔탈 프린세스는 28㎡ 규모의 네일샵입니다. 2006년, 좁고 긴 임대 매장 하나를 개조하는 일이었습니다.

저희가 정한 목적지는 발리였습니다. 손톱을 다듬는 사십 분을 시술 시간이 아니라 휴양지에서 보내는 시간으로 바꾸는 것. 인테리어를 이국적으로 꾸미는 일이 아니라, 손님이 앉아 있는 동안 어디에 있다고 느끼는지를 바꾸는 일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세운 것은 파티션입니다. 짙은 색 원목 격자 조각 가림막을 입구와 시술 공간 사이에 놓아 한 겹의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문을 열고 바로 자리에 앉는 대신, 가림막을 돌아 안쪽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 몇 걸음이 바깥의 대학가와 안쪽의 리조트를 나눕니다.

안쪽은 소품이 분위기를 만듭니다. 라탄을 성기게 엮은 펜던트가 벽에 그물 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티크 벤치와 원목 상판 위의 동 세면볼, 나무 그릇에 담긴 초가 이어집니다. 조명은 낮게 두어 손끝만 밝히고 나머지는 어둡게 남겼습니다.

입구 쪽 벽은 반대로 다뤘습니다. 액자 무늬 벽지 위에 검은 박스 선반을 걸고 폴리시를 한 병씩 올렸습니다. 제품이 진열대에 쌓인 상품이 아니라 벽에 걸린 전시물이 되도록. 팔기 위해 늘어놓지 않아도 고르고 싶어진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같은 서비스라도 어디에서 받았는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브랜드는 간판이 아니라 그 기억에서 만들어집니다.

Oriental Princess is a 28-square-metre nail shop near Ewha Womans University in Seodaemun-gu, Seoul, completed in 2006. A carved oriental screen sets the treatment area one step back from the entrance, turning arrival into a short passage rather than a direct seat. Rattan pendants, a teak bench, a copper basin and low candlelight recast a forty-minute manicure as time spent at a resort, while polish bottles are displayed on black box shelves like framed objects rather than retail stock. Photography by Cheongchun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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