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헤어 — Seoul Hair위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 면적 111㎡ | 2021 | 클라이언트 개인
서울헤어는 바나나피쉬가 두 번 설계한 공간이다. 2010년 1인 미용실로 처음 문을 열 때 공간을 맡았고, 11년 뒤 여러 디자이너가 함께 일하는 규모가 되면서 원장이 다시 찾아왔다. 두 번째 의뢰는 숫자가 아니라 신뢰의 무게다.
강남 테헤란로 2층, 111㎡. 현장에 처음 들어섰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스케치가 아니었다. 배수 배관이 미용실 규모에 비해 부족했고 전기 온수기 용량도 재검토가 필요했다. 무엇보다 건물 단열이 미흡해 계절마다 냉기가 공간 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꾸미기 전에 먼저 고쳐야 할 것들이 있다고 원장에게 그대로 전했다. 듣기 좋은 말보다 들어야 할 말을 먼저 꺼내는 것, 보이지 않는 곳을 단단하게 만든 다음에야 공간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외부에서 내부가 일부 보이는 구조는 약점이 아니라 기회로 읽었다. 창가 시선을 고려해 미용 체어를 배치하고, 나머지 체어는 디자이너들의 하루 동선을 먼저 그려본 뒤 가장 자연스러운 흐름 위에 자리를 정했다. 일하는 사람이 편해야 찾아오는 사람도 편안하다. 직원 휴게 공간과 고객용 락커도 함께 계획했다. 공간을 설계하는 일은 가구를 배치하는 일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하루를 배치하는 일이다.
미용실 인테리어의 현실적인 난제 중 하나는 전기선이다. 헤어드라이어와 고데기, 각종 기구의 전선이 체어마다 늘어지면 아무리 잘 꾸민 공간도 순식간에 어지러워진다. 바닥에 콘센트를 매립하고 전선을 정리하는 전용 케이스를 직접 제작했다. 디자이너는 원하는 자리에서 자유롭게 기구를 쓰고, 공간은 처음 문을 열었을 때의 모습을 유지한다. 감추는 것이 아니라 해결하는 것, 그 차이가 공간의 수명을 결정한다.
전체 결은 미니멀로 잡았다. 메인 체어 전면에는 불투명 커튼을 써서 시각적 경계와 고요함을 동시에 만들었다. 커튼 한 장이 만드는 경계 안에서 고객은 자신의 시간에 집중할 수 있다. 체어 앞 거울은 2010년 첫 서울헤어에서 디자인한 형태를 그대로 이어가되 우드 컬러만 달리했다. 이어짐과 새로움을 한 프레임에 담은 선택이다.
테헤란로를 바라보는 창가 바와 소파 좌우의 아날로그 스피커는 장식이 아니다. 기다리는 시간조차 좋은 음악으로 대접하고 싶다는 원장의 마음이 형태가 된 것이다. 내외부 사이니지는 테헤란로의 빽빽한 거리에서도 한눈에 읽히도록 직관적인 폰트와 구성으로 정리했다. 적게, 명확하게 하는 편이 오래 기억된다.
미용실 인테리어에서 중요한 것은 마감의 화려함이 아니라 설비와 동선이라는 기본이다. 배관과 단열을 먼저 손보고 전선을 구조적으로 해결한 뒤에야 미니멀한 결이 유지된다는 것이, 11년의 간격을 두고 같은 클라이언트와 두 번 작업하며 바나나피쉬가 확인한 원칙이다.
Seoul Hair is a 111㎡ salon on the second floor of a building on Teheran-ro, Gangnam-gu, Seoul, completed in 2021 by Bananafish, a Seoul-based interior design studio. It is the studio's second commission from the same client, following the original one-chair salon designed in 2010. Work began not with sketches but with an audit: drainage capacity was inadequate for a salon of this size, the electric water heater needed resizing, and poor building insulation was letting cold air through each winter. Styling chairs were positioned with sightlines to the street in mind, with the remaining chairs placed along the stylists' daily circulation, and a staff rest area and customer lockers were included. To solve the trailing cords that plague salon interiors, floor outlets were recessed and a custom cable-management case was fabricated. The palette is minimal, with opaque curtains in front of the main chairs creating both visual separation and quiet, and the mirror design carried over from the 2010 salon in a different wood t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