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 솔 이비인후과 — Yonsei Sol ENT위치 서울 종로구 | 면적 225㎡ | 2018 | 클라이언트 연세 솔 이비인후과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연세 솔 이비인후과는 225㎡ 규모의 이비인후과 의원이다. 연세대학교 동문 의료기관으로 2018년 5월 개원했다. 이 프로젝트의 설계는 면적을 나누기 전에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했다. 환자는 이 병원에서 어디에 가장 오래 머무는가.
답은 진료실이 아니라 대기실이었다. 이비인후과는 환자 수가 많고 회전이 빠른 과다. 그래서 개원 설계는 대개 진료실 수를 먼저 확보하고 대기실을 남는 면적으로 처리한다. 그러나 병원에 대한 인상은 진료 5분이 아니라 대기 30분이 만든다. 이 순서를 뒤집는 것이 설계의 전제가 됐다.
225㎡ 가운데 가장 넓고 층고가 확보된 자리를 대기 홀에 줬다. 좌석을 벽면에 일렬로 붙이는 대신 홀 가운데에 월넛 베이스의 독립 벤치를 놓고, 벽에는 붙박이 벤치를 둘렀다. 앉는 방향이 여러 개가 되면서 서로 마주 보지 않고도 자리를 고를 수 있다. 벽에는 가로로 긴 회화를 걸어 시선이 머물 지점을 만들었다. 기다리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의자의 개수가 아니라 시선을 둘 곳이다.
재료는 월넛과 석재 두 가지로 압축했다. 색을 늘리는 대신 두 재료의 배치와 밀도만 조절했다. 바닥과 리셉션 카운터는 결이 큰 석재로, 벽과 가구는 짙은 월넛으로 맞췄다. 리셉션 카운터는 하나의 큰 슬래브로 마감하고 상판 아래에 간접등을 넣어 덩어리의 무게를 덜었다.
조명은 천장에서 직접 쏘는 빛을 최소화했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람의 시선은 위를 향한다. 라인 조명과 코브 조명을 천장 면과 벽 상부에 넣어 빛이 면에서 반사되도록 했고, 다운라이트는 동선 축에만 남겼다.
대기 홀과 진료 구역 사이에는 벽 대신 세로 방향의 월넛 핀을 세웠다. 완전히 막으면 안쪽 진료 구역이 어두워지고, 열어두면 진료 동선이 그대로 노출된다. 핀의 간격과 두께로 그 사이를 조정했다. 대기 홀에서 보면 안쪽이 가려지고, 안쪽에서 보면 홀의 빛이 들어온다.
핀 스크린 뒤에는 두 번째 대기 공간을 뒀다. 레더 소파와 낮은 오토만, 월넛 패널, 낮게 내린 펜던트로 구성해 첫 번째 홀보다 밀도를 높였다. 진료를 앞둔 환자와 동행한 보호자가 이곳에 앉는다. 같은 병원 안에서 기다림의 성격을 두 단계로 나눈 것이다.
진료실 사인은 병원에서 흔히 쓰는 픽토그램 대신 붓으로 쓴 한글을 월넛 패널에 새겼다. 호흡기 치료실 같은 이름이 서체 하나로 덜 위압적으로 읽힌다. 자격증과 학위 액자는 리셉션 뒤가 아니라 진료실로 향하는 복도 벽에 갤러리처럼 걸었다. 신뢰가 필요한 순간은 접수할 때가 아니라 진료실 문 앞에 섰을 때다.
종로 대로변 입구에는 세로 월넛 루버를 세우고 연세대학교 엠블럼을 백라이트 사인으로 넣었다. 유리 파사드 너머로 석재 리셉션과 대기 홀이 그대로 보인다. 처음 찾는 사람이 문을 열기 전에 안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다.
개원 이후 환자가 늘면서 이 병원은 2022년 종로 339에 수술과 수면검사를 전담하는 별관을 열었다. 설계는 다시 바나나피쉬가 맡았고, 본관에서 쓴 월넛 무늬목이 별관의 마감으로 이어지면서 두 공간이 하나의 병원으로 읽힌다.
Yonsei Sol ENT is a 225 sqm otolaryngology clinic in Jongno-gu, Seoul, designed by Bananafish and opened in May 2018 as a Yonsei University alumni medical institution. The governing decision was to give the largest, highest-ceilinged part of the plan to the waiting hall rather than treating it as leftover area, on the premise that a patient's impression of a clinic is formed during thirty minutes of waiting rather than five minutes of consultation. Freestanding walnut-based benches sit in the middle of the hall alongside built-in perimeter seating, so patients can choose a seat without facing one another. The material palette was reduced to two elements, walnut and stone, with a single large stone slab forming the reception counter and an indirect light recessed beneath its top. Ceiling downlights were limited to circulation axes and the remaining illumination comes from linear and cove fixtures that bounce light off ceiling and upper wall surfaces. A screen of vertical walnut fins, rather than a solid wall, separates the waiting hall from the treatment zone, calibrated by fin spacing and depth so the clinical circulation is concealed while daylight still reaches inward. Room signage was hand-brushed in Korean and inlaid into walnut panels, and framed credentials were hung as a gallery along the corridor leading to the exam rooms rather than behind reception. In 2022 the same client commissioned Bananafish again for a separate 157.5 sqm surgery and sleep center annex at 339 Jong-ro.